서울 안전진단 통과한 재건축 아파트 사면, 분양 못 받는다

중앙일보 조인스랜드

입력 2021.06.10 10:16

오세훈 시장-노형욱 장관 합의,?손바뀜 많으면 불이익

서울 재건축·재개발 사업 구역의 투기 수요 유입을 막기 위해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시점이 대폭 앞당겨진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시장 안정 및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한 정책간담회를 열고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 추진 과정에서 투기수요를 차단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시점이 사업 초기 단계로 앞당겨진다. 국토부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을 개정해 시·도지사가 재건축 단지는 안전진단 통과 이후부터, 재개발 구역은 정비구역 지정 이후부터 기준일을 별도로 정해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시점을 앞당길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서울 재건축 단지가 안전진단을 이미 통과했다면 이후 주택을 매입해도 조합원 분양을 받지 못하게 된다. 현재로선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은 조합설립 인가 이후, 재개발은 관리처분계획 인가 이후부터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되고 있는데, 지자체가 의지가 있다면 이 시기를 훨씬 앞당길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다만 사업의 장기 침체로 인한 매물 잠김을 막기 위해 예외적으로 조합원 지위 양도를 허용하기로 했다.  

▲ ‘주택정책 간담회’에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노형욱 국토부 장관. [사진공동취재단]

예외 사유는 안전진단 통과나 정비구역 지정, 추진위 설립 이후 2년간 사업이 다음 단계로 진척되지 못했을 때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은 “이번 조치는 실거주 조합원을 위한 보호 대책”이라며 “외부의 투자 수요에 의해 거래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까지 보호할 명분은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서울시가 제시한 재개발 활성화 방안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달 서울시는 재개발 구역 지정 공모제 시행 등을 골자로 한 민간 재개발 사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정비사업 공공성 확보 및 속도 조절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공공기획, 사전검토위원회 등을 신설해 개발 이익의 과도한 사유화 방지에 힘쓸 계획이다.

민간 재개발의 경우 서울시가 정비구역 지정 전 공공성 요건을 제안해 이를 정비계획에 반영하는 사전 절차인 공공기획을 거치도록 했고, 공공주도 사업은 사업 예정지구 지정에 앞서 공공성과 도시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절차를 사전검토위원회가 맡도록 했다.

또한 공공·민간 재개발 사업 추진 시 투기수요 유입 차단을 위해 손바뀜이 많은 정비구역은 정부와 서울시가 공동 실거래 조사 등을 벌여 공모 시 불이익을 주는 등 평가 기준을 개선하기로 했다.

이날 노 장관과 오 시장의 모두발언에서는 미묘한 입장 차가 보였다. 상호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노 장관은 “투기수요 차단과 개발이익 사유화를 막지 못하면 민간 주도의 재개발·재건축이 시장 과열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고, 오 시장은 ‘민간이 중심이 되는’ 재개발 활성화 등을 적극 추진할 것을 천명했다.

하지만 이날 양측이 내놓은 방안은 ‘공공과 민간의 조화’였다. 3080+대책(2·4 공급대책) 후보지는 서울시 재개발 공모 지역 등에서 제외하고, 서울시 재개발 선정 지역도 정부 대상지에서 제외하는 등 공공·민간 사업이 서로 상충하지 않도록 관리하기로 했다. 

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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