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도 110년만에 일제 청산···'日동경→세계'로 싹 고쳤다

중앙일보 조인스랜드

입력 2021.06.30 08:56

국토부 지적도면 '세계측지계'로 변환 완료

일제강점기 때 일본 동경을 기준으로 만들어졌던 국내 지적도 위치 기준이 110년 만에 세계 기준으로 독립했다. 정부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에 걸쳐 전국 지적도면 약 70만장의 위치 기준을 일본의 동경측지계에서 세계 표준의 측지계로 변환 작업한 결과다.

국토교통부는 이렇게 변환 작업한 지적공부의 등록을 모두 마쳤다고 29일 밝혔다.  

측지계(Geodetic Datum)는 지구의 형상과 크기를 결정해 곡면인 지구 위 지형·지물의 위치와 거리를 수리적으로 계산하는 모델로 각종 도면 제작의 기준이 된다. 유럽·미국·호주 등 세계 대부분의 국가는 1980년에 우주측량기술을 토대로 한 국제표준의 좌표체계인 세계측지계를 쓰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지적도면은 1910년부터 지금껏 일본의 동경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좌표체계인 동경측지계를 써왔다. 일제 강점기인 당시 토지 수탈을 목적으로 지적도면을 만든 탓이다.

▲ 세계측지계 변환 전?후 위치변화. 자료: 국토부

당시 측량기술의 한계로 일본의 동경을 기준으로 위치를 결정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지적공부는 토지 소유권 확인과 지적측량 등에 사용됐다.  

하지만 오차가 많았다. 세계 측지계를 토대로 만든 위성지도에 우리나라 지적 편집도를 앉히려면 일일이 임의로 위치를 재조정하는 작업을 거쳐야 했다. 포털지도에서 볼 수 있는 지적 편집도 역시 이런 작업을 거친 결과다.

하지만 동경을 원점으로 만들어진 동경측지계의 경우 세계 표준과 최대 365m 편차가 발생해 오차가 컸다. 일본도 2002년께 자체적으로 만든 동경측지계를 폐기하고 세계측지계를 쓰고 있다.  

국토부는 2013년 지적 재조사 기본계획을 통해 동경측지계 기준의 지적공부를 2020년까지 세계측지계 기준으로 변환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국 229개 지자체에서 관리하는 약 3600만 필지의 지적도면 70만장의 위치 기준을 일일이 재입력하는 작업이었다.

국토부 측은 “국가 재정을 투입해 별도의 용역발주가 필요한 사업이었으나 각 지자체 지방공무원이 변환작업을 직접 해 약 707억원의 국가 예산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작업을 통해 인공위성 기반의 위성항법 시스템(GNSS) 정밀 위치정보를 지적측량에 실시간 활용할 수 있게 돼 측량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차를 줄일 수 있게 됐다.

안정훈 국토교통부 지적재조사 기획관은 “지적공부의 세계측지계 변환 완료는 일제 잔재 청산이라는 의미뿐만 아니라 포털지도, 내비게이션 등 생활 속에서 공간정보를 이용한 대국민 서비스 향상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은화  기자
<저작권자(c)중앙일보 조인스랜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