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풍선효과…증여·월세 확 늘었다

중앙일보 조인스랜드

입력 2021.11.22 09:53

오늘부터 종부세 고지서 발부

올해분 종합부동산세 납세 고지서가 22일부터 날아든다. 납부 기간은 다음 달 1~15일이다. 종부세는 6월 1일 기준으로 부과되며 1주택자는 공시가격 11억원, 다주택자는 1인당 합산 금액 6억원 초과이면 종부세 과세 대상자가 된다.

부동산 공시가격 상승, 공정시장가액 비율 상향, 다주택자 세율 인상이 겹치면서 올해 ‘종부세 폭탄’이 예상되자 정부가 여론 진화에 나선다. 22일 기획재정부는 올해 주택분 종부세에 관한 기자회견을 연다. 기재부가 별도의 기자회견까지 연 일은 드물었다. 지난해에도 설명 자료만 배포했을 뿐 회견은 없었다.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는 올해 주택분 종부세 수입이 5조7000억원 정도라고 추산했다. 지난해 종부세 수입 1조8000억원(고지세액 기준)의 3배가 넘는다. 납부 인원도 늘어난다.

주택분 종부세 기준 지난해 66만7000명에서 올해 76만5000명 수준으로 10만명 가까이 늘겠다고 민주당 부동산특위는 전망했다.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예상보다 가팔라 실제 납부 인원은 80만 명 안팎에 이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 올해분 종합부동산세 고지서 발송을 하루 앞둔 21일 서울 송파구의 부동산 중개업소에 세금 상담 안내문이 붙어 있다. ‘종부세 폭탄’에 전세의 월세화 등 풍선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연합뉴스]

종부세 폭탄이 현실화하면서 증여가 늘고 ‘전세의 월세화’가 심화하는 등 이른바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국의 아파트 증여 건수는 6만305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적으로 연간 아파트 증여 건수가 가장 많았던 지난해(9만1866건)의 1~9월(6만5574건)에는 조금 미치지 못하지만,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지난해 1~9월 증여 건수가 역대 최다(1만7364건)를 기록한 서울은 올해는 1만804건으로 줄었지만, 매매 등 거래 자체가 크게 줄며 증여 비중(13.5%)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경기도는 올해 1~9월 아파트 증여 건수가 2만1041건에 달해 같은 기간 종전 최다였던 지난해(1만8555건) 기록을 넘어섰다.

종부세 부담은 조세 전가로도 이어진다. 아직 집을 팔지 않은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돌리고 임대료를 높이는 방식으로 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떠넘기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0일까지 서울에서 월세가 조금이라도 낀 아파트 임대차 거래량은 5만6169건으로, 1~11월 기준 역대 최다를 기록하며 이미 지난해 1~11월 월세 거래량(5만4965건)을 넘어섰다. 이는 2011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수치다.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전날 기준으로 올해 1~11월 월세 거래 비중은 36.4%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직전 1~11월 최고치는 2016년의 34.7%였다.

월세 수요가 늘면서 가격도 치솟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아파트 평균 월세는 지난달 123만4000원을 기록해 지난해 10월(112만원) 대비 10.2% 올랐다. 특히 종부세 부담이 큰 강남권(한강 이남 11개구) 아파트의 평균 월세는 지난달 기준 129만4000원으로, 강북권(한강 이북 14개구) 117만2000원보다 12만2000원 높다.

서초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종부세 부담이 커지면서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고, 임대료를 최대한 올려 받으려 한다”고 말했다. 올해 월 임대료 300만원 이상인 월세 거래는 1739건으로 이 가운데 월 임대료 1000만원 이상인 건도 31건이나 됐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이번 종부세 폭탄을 경험하는 다주택자들의 조세 저항도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생각과 달리 집을 매도하는 대신 가족에게 증여하는 다주택자가 늘면서 가구 분할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주택 공급난이 가중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조현숙·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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