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째 '분양 0건' 서울 공급가뭄…지방은 연내 밀어내기 중

중앙일보 조인스랜드

입력 2021.11.23 09:43

지역별 양극화 심화하는 분양시장

서울 아파트 '공급 가뭄'이 심화하는 가운데 분양가상한제·대출규제 등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따라 분양시장의 지역별 온도 차가 나타나고 있다.

22일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에서 11월 분양을 진행한 물량은 '0'건이었다. 10월에 이어 한 달 넘게 신규 공급이 멈춰있다.

이달 말부터 연말까지 서울에 예정된 분양 물량(임대 제외)은 ▶관악구 봉천4-1-2재개발(797가구) ▶서초구 방배센트레빌아너티지(90가구) ▶은평구 센트레빌파크프레스티지(752가구) ▶은평구 서울은평뉴타운3-14블록(445가구) ▶영등포구 가로정비사업(156가구) 등 5개 단지, 2240가구다.

올초부터 지난달까지 분양한 5785가구를 더하면 8025가구인데, 이는 올해 초 예정했던 물량(4만5217가구)의 17% 정도에 불과하다. 앞으로 분양이 예정된 물량을 더해도 올해 서울 분양 물량은 1만 가구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모습. 2021.6.2 [연합뉴스]

올해 서울의 아파트 분양 실적이 저조한 것은 분양가 갈등이 한몫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분양을 준비했다가 내년으로 일정을 연기한 서울 아파트가 1만 가구 이상이다.

전체 단지 1만2032가구에,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인 강동구 둔촌동의 둔촌주공이 일반분양가 산정 문제로 분양 일정이 내년으로 밀렸다.

전체 2678가구 중 819가구를 일반 분양하는 서울 송파구 잠실진주, 2904가구 중 803가구를 분양하는 동대문구 이문동의 이문1구역래미안 등도 분양가 문제로 일정이 미뤄지고 있다.

특히 서울에는 재개발·재건축 단지가 많은데, 정부가 최근 분양가상한제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조합이 득실을 계산하느라 분양 일정이 미뤄진 사례도 있다. 시공사, 조합 내부 갈등, 오염토 발견 등의 이유로 분양을 내년으로 연기한 단지도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과 지방에서는 '분양 밀어내기'가 한창이다. 이는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 움직임과 관련 있다. 정부는 지난달 말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내년부터 잔금 대출을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에 포함하기로 결정했다.

DSR 규제가 적용되면 개인소득에 따라 대출 가능 여부가 정해지는데, 대출 한도가 올해에 비해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다만 내년 1월 전까지 입주자모집공고를 낸 단지의 잔금 대출은 DSR 산정에서 제외된다. 규제 적용 전에 분양을 마무리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번 주 개관 예정인 공동주택(아파트, 오피스텔 등 포함) 견본주택은 서울을 제외한 전국에서 약 23곳에 달한다. 10월 마지막 주 15건, 11월 첫째 주 9건, 둘째 주 4곳, 셋째 주 7곳을 크게 웃돈다.

특히 지방은 최근 분양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까지 커지면서 분양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내년 들어 3월 대선과 9월 지방선거 등이 예고된 점도 건설사들이 분양을 앞당기려는 이유로 꼽힌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건설사들이 내년 대출규제가 강화되기 전에 분양을 서두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연내 분양하는 단지에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원  기자
<저작권자(c)중앙일보 조인스랜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