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에 시멘트 재고 바닥…"레미콘공장 60% 가동 중단"

중앙일보 조인스랜드

입력 2022.06.10 14:18

BCT 차량 운행 멈춰 시멘트 공급 차질 지속…수도권 현장 피해 커

민주노총 화물연대의 총파업이 10일로 4일째에 접어든 가운데 시멘트 출하 중단에 따른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시멘트 재고가 바닥나면서 전국 레미콘 공장의 60%(업계 추산) 정도가 '셧다운' 됐고, 이로 인해 수도권 주요 건설 현장에서는 레미콘 타설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레미콘 업계는 "다음주면 모든 레미콘 공장의 가동이 중단될 것"이라며 "건설 현장도 공사가 중단되는 곳들이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시멘트·레미콘 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 파업으로 시멘트 출하가 중단되면서 레미콘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곳들이 속출하고 있다.

업계 추산으로 이날 현재 전국의 레미콘 공장 1천85곳 가운데 60%가량이 시멘트 재고 소진으로 가동을 중단했다.

수도권의 최대 레미콘 공급사 중 하나인 삼표산업은 전날 서울 성수동과 풍납동 등 수도권 공장 15곳을 비롯해 17곳 공장 전체의 가동을 멈췄다.

유진기업의 경우도 전국 24개 공장 가운데 현재 16개는 가동이 중단됐고, 지방 7개를 포함해 8개 공장만 가동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말에는 레미콘 공장 가동을 하지 않지만, 오늘이 지나면 재고가 소진되는 곳이 더 늘어나 다음주부터는 대부분의 공장이 멈춰 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서울의 한 시멘트 공장. 연합뉴스

시멘트 공장과 유통기지는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차주의 상당수가 파업에 동참하면서 출하 중단 사태가 지속되고 있다. 세종 등 충청권과 지방 일부에서 제한적인 출하가 이뤄지고 있지만, 수요가 가장 많은 수도권은 시멘트 출하가 전면 봉쇄됐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시멘트협회에 따르면 파업 이후 시멘트 출하량은 평소의 5∼10% 선으로 줄었다.

특히 충북 단양 등 일부 내륙에선 전날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저지로 일반 트럭을 통한 포장시멘트 운송도 일부 중단됐다.

시멘트 업계는 시멘트 출하가 막히면서 다음주에는 시멘트 생산을 중단하는 공장도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수분이 닿으면 굳어버리는 시멘트의 특성상 반드시 폐쇄된 전용 사일로에 보관해야 하는데 사일로 용량이 꽉 차면 더이상 보관이 불가능해 생산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시멘트협회 집계상으로 현재 6개 지역의 생산 공장에서 보유하고 있는 저장시설의 재고율은 52% 수준이다.

한 시멘트사 관계자는 "일단 사일로가 포화상태에 이르면 상대적으로 보관이 용이한 시멘트 반제품(크링카)만 생산할 것으로 보이고, 크링카 마저 보관장소가 차면 석회석을 녹이는 소성로(킬른)까지 멈추면서 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된다"며 "소성로를 멈추면 재가동까지 최장 일주일이 걸리고 수억원의 비용도 투입되는 등 피해가 막대해져 공장별로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일부 공정 조정이 시작된 상태"라고 전했다.

시멘트 공급 차질로 수도권 건설 현장은 레미콘 타설에 차질을 빚는 곳들이 증가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전날부터 수도권 일부 현장에 레미콘 입고가 안 돼 다른 대체 공정으로 돌린 상태"라며 "현장마다 차이는 있지만 초기 현장의 경우는 대체 공정을 길게 가져갈 상황도 못 돼 다음주부터는 공사가 중단되는 곳도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철근은 재고 확보가 가능해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재고를 쌓아둘 수 없는 레미콘은 즉각 타격을 받게 된다"며 "파업이 장기화되면 공기 지연 등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