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축빌라 '깡통전세' 여전히 기승…화곡동 10건 중 8건

중앙일보 조인스랜드

입력 2022.08.05 10:35

전세 보증금 돌려받지 못할 수 있어 우려

서울 신축 빌라(연립·다세대주택)에서 전세보증금이 매매가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은 '깡통전세' 계약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5일 부동산 플랫폼 다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해와 올해 지어진 서울 신축 빌라의 상반기(1∼6월) 전세 거래 3858건을 전수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의 21.1%인 815건이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 90%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값이 매매가와 같거나 더 높은 경우는 전체의 15.4%인 593건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강서구의 경우 같은 기간 신축된 빌라의 올해 상반기 전세 거래량 694건 가운데 370건(53.3%)이 전세가율 90%를 웃도는 깡통주택으로 조사됐다. 특히 화곡동이 304건으로 강서구 깡통주택의 82.2%를 차지할 만큼 그 비율이 높았다.

화곡동은 서울에서 다세대·연립주택 등 빌라가 많은 대표적인 지역 가운데 하나다. 인근에 김포공항이 위치해 고도 제한에 묶인 곳이 많아 10층 안팎의 빌라가 많고, 집값이 인근의 다른 지역보다 저렴해 1·2인 가구의 주거 수요가 많은 동네로 꼽힌다.

▲ 서울의 한 빌라 밀집지역. 연합뉴스

강서구의 뒤를 이어 양천구(48.7%), 관악구(48.4%), 구로구(36.8%) 등의 순으로 신축 빌라의 깡통전세 비율이 높았다.

반면 노원구, 용산구, 중구의 경우 깡통전세로 분류된 거래가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깡통주택에 전세 세입자로 들어가면 계약 기간이 끝나도 집주인으로부터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집주인이 주택담보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하면 집이 경매에 부쳐질 수 있고, 이때 경매 금액에서 대출금을 차감하고 나면 세입자에게 돌려줄 전세보증금이 모자랄 수 있기 때문이다.

빌라는 아파트보다 매매하기도 상대적으로 어렵다.

전셋값이 매매가를 넘는 경우에는 세입자들이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할 수 없어 전세 사기 피해에 노출될 위험도 커진다.

다방 측은 "깡통주택의 전세보증금 기준을 매매가의 80%로 보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점을 고려하면 실제 깡통주택 비율은 더 높을 것"이라며 "현재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가운데 하반기에도 금리 인상에 따라 거래량 저조와 매매가 하락이 이어질 경우 깡통전세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그만큼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