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전세로…서울 전세 거래량, 지난해 8월 이후 최대치

중앙일보 조인스랜드

입력 2023.03.13 16:06

금리인상, 전세사기 우려 등이 주요 원인

금리인상으로 늘어난 대출이자 부담,  전세보증금을 떼일지 모른다는 전세사기 공포 등으로 외면받던 전세 거래가 다시 늘고 있다. 

그동안 월세로 몰리던 세입자들이 월세값은 오르고, 역전세난으로 전세값이 떨어지면서 전셋집을 찾는 세입자들이 늘어난 때문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 건수는 1만1272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8월(1만1403건) 이후 가장 많은 전세 거래량이다. 

부동산 업계에선 아직 2월 신고기간(계약일 이후 30일 이내) 2주 이상 남은 점을 고러면하면, 최종 전세 거래량은 1만3000여건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전세 거래가 늘면서 아파트 임대차 계약 중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다시 늘고 있다.  지난해 10월 57.7%였던 서울 아파트 전세 비중은 11월 53.2%, 12월 49.5%로 떨어졌다가 올해 1월 56.5%, 2월에는 57.9%로 두 달 연속 증가했다.

서울에서 전세 거래가 다시 늘고 있는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최근 전셋값이 떨어진 영향이 크다.  금리 인상에 따라 전세자금대출 이자도 연 6∼7%대까지 치솟으면서 전세 수요 급감하고 전세 가격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들어 2월까지 8.87% 떨어졌다.  같은 기간 매매가격 하락률(-3.28%)보다 낙폭이 더 크다. 

▲ 서울의 한 주택가 모습. 중앙포토 자료사진

여기에다 입주 물량 증가도 전셋값 하락을 부채질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554개 단지에서 35만2031가구(임대 포함)가 입주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5.8% 증가한 수치다. 전세 수요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 짓는 아파트까지 많아지면서 전셋값이 하락세를 보였다. 

월세 가격 상승도 전세 거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R114가 2022년 12월~2023년 1월까지 전월세 실거래가 신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전국 아파트 월세 계약(7만510건)의 평균 월세액은 65만원에 달했다. 

이는 2년 전 같은 기간 평균 52만원(5만4490건)에 비하면 24.9% 상승한 금액이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액도 85만원에서 92만원으로 8.1% 올랐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봄 이사철 성수기인데다 금리인상으로 월세로 몰리던 임대수요가 금리에 대한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개선되면서 전세로 집중되고 있다"면서 “전세 급매물이 많아지면서 가격이 많이 하락한 것도 거래량을 회복시킨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김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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